샤워를 하는데 물에서 먼지 냄새가 났다. 그동안 방에서 가끔 나던 냄새였다. 같이 사는 사람이 청소를 지독히 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20시가 막 지났을 무렵,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다. 하늘 가득 먹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해가 지는 서쪽으로 파란 하늘이 듬성듬성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때... 다시 먼지 냄새를 맡았다.
그제서야 먼지 냄새의 정체를 깨달았다. 어설프게 내린 비에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열기가 뿜는 불쾌한 냄새, 그게 먼지 냄새의 정체였다.
어쩌면 나도 그런 불쾌한 냄새를 내뿜고 있을지 모른다. 어설픈 그리움과 미련, 증오와 후회에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마음이 불쾌한 냄새를 내뿜고 있을지 모른다.
그제서야 먼지 냄새의 정체를 깨달았다. 어설프게 내린 비에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열기가 뿜는 불쾌한 냄새, 그게 먼지 냄새의 정체였다.
어쩌면 나도 그런 불쾌한 냄새를 내뿜고 있을지 모른다. 어설픈 그리움과 미련, 증오와 후회에 채 씻겨내려가지 못한 마음이 불쾌한 냄새를 내뿜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여름은 7월부터이기에 20시임에도 밖이 밝은 게 어색했다. 어지간히 밝아야 말이지. 비 온다고 해서 우산까지 챙겨 담배 피우러 나갔는데, 비는 오지 않았고... 어둠을 예상했지만 여전히 밝았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모습의 현실을 접하게 되면 1단이 당황, 2단이 분노다. 일기 예보는 안 맞을 수 있는 거고, 해가 길어져서 늦게까지 밝은 건데... 당연한 걸로 화내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노라니 한심해졌다. 담배 두 개피를 연달아 피우며 연기에 같잖은 분노를 날려 보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버지나 어머니께 꽤 감사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운(?)이라는 걸 타고 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사지멀쩡하게 태어난 것만 해도 어디냐 하는 마음이지만, 그대로 부모 잘(?) 만나서 남들보다 노력 덜 하고도 남들보다 더 편하게 사는 것들을 보면 조금 억울한 마음도 든다. 부모운 대신 금전운이나 애정운 따위라도 달고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과도 거리가 먼 게 지금까지의 내 인생이다. 과연 내 인생에 행운이라는 게 존재할런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정도로 지독한 불운의 연속...
하지만, 유일하게 가지고 태어난 운이 있다면 사람운이다. 인복이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 내 주변에는, 정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 많다. 진심으로 같이 기뻐해주고, 나만큼이나 괴로워하며 함께 힘들어해주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제서야 깨닫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지고 태어난 운이 있다면 사람운이다. 인복이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 내 주변에는, 정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 많다. 진심으로 같이 기뻐해주고, 나만큼이나 괴로워하며 함께 힘들어해주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제서야 깨닫고 있다.
며칠 전에 다녀간, 정말 법 없이도 살 사람, 희대의 살인마조차도 감화시켜 같이 데리고 살 사람, 창× 선배... 근무 교대할 때마다 와서 한 마디씩 툭툭 던지며 촌스러운 눈빛 가득 걱정 담아 보내는 명× 선배... 내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남자, 억세면서 투박한 것 같은 말과 행동 속에 진심이 녹아 있는 진× 선배... 항상 유쾌하지만 은근히 질투하는, 하지만 쪼잔하다고 욕할 수 없는 쿨 가이 × 선배... 그 고마운 사람들이 모두 나 한 사람 걱정하고 있다.
아직 검찰 처분도 남았고, 회사 징계도 남은터라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도 없고... 말수도 줄이고, 액션도 줄이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야 하는데... 저렇게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 툭툭 털고 일어서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직 검찰 처분도 남았고, 회사 징계도 남은터라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도 없고... 말수도 줄이고, 액션도 줄이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야 하는데... 저렇게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 툭툭 털고 일어서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할 일이 있어도 좀 남겨둔다. 누군가가 갑자기 들어왔을 때 일하는 척 해야 하는데, 그 때 할 일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는 모니터 쳐다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단장님 들어오셨을 때에는 다행히 남겨둔 일이 있어서 바쁜 척하면서 일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단장님인데... 똑바로 하라며 한 말씀하고 가신다. 별 거 아닌데, 그게 또 고마워서 울컥했다. 나름 아낀다는 표현이기에 뭉클했다.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금방 금방 흘러간다. 다음 주부터 풋살 대회한다는데, 선수로 나가란다. 좀 웃긴 일이다. 운동장에 잔디 잔뜩 깔아 놓고, 그거 못 밟게 하려고 농구 코트를 풋살 경기장으로 개조하더니 대회까지 열고... 잔디는 왜 깐 걸까? 대체 언제까지 잔디님 모시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출근하기 전에 잔뜩 먹고 갔는데도 자정 무렵이 되니 배가 고프다. 라면 먹고 싶은 유혹을 간신히 이겨냈다. 요즘은 스스로와 타협하는 빈도가 줄었다. 좋은 현상이다. 의지 박약의 대명사인 내가, 좀 독해지고 있다. 남들은 지금도 충분히 독하다고들 하지만... -_ㅡ;;;
비도 오고... 잠 자기 참 좋은 일요일 오전인데... 그냥 자기가 좀 뭐시기 해서... 도서관 다녀올까 한다. 가서 책이나 빌려와야겠다. 오후에는 비 그쳤음 좋겠다. 야구장 가서 비 맞고 앉아 있는 거... 꽤 처량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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