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일 목요일

2010년 09월 02일 수요일 태풍

 

30년 살면서... 이렇게 아팠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아팠다. 그냥 내뱉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죽겠다~ 싶을 정도였다.

 

조짐은 낮부터 있었다. 온 몸이 콕콕 쑤시고 나른하면서 무거운 것이 틀림없는 몸살이었다. 학원이고 나발이고 만사 귀찮았지만, 안 갈 수는 없었다. 계속 한숨 내쉬면서 가까스로 학원에 도착했다. 엄청 힘들었지만, 쳐질 수는 없었기에 기운내서 떠들어댔다. 그러다보니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숙소 돌아올 무렵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잠들 무렵 온 몸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열이 오르는데 오슬오슬 떨려온다는 거였다. 열이 오르니 땀이 줄줄 흐르는데 추위를 느껴 이불을 덮지 않을 수 없었다.

이불 속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땀 흘리는 뭣 같은 상황... 이내 잠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바람 소리에 눈을 떴다. 태풍의 영향일까? 굉장한 소리가 났다.

 

 

30분에 한 번씩 깨면서 힘들어하다가 다시 잠들기를 수 차례 반복했다. 중학교 때 이후로는 좀처럼 꾸지 않던 꿈도 꾸고... 내 손과 발이 이어져 무한 반복 롤링하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면서 공포에 떨었다.

급기야 새벽에 눈 떴을 때에는 헛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는데도 추위를 느끼는 상황이 너무 짜증스러웠지만 짜증낼만한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냥 죽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이대로 죽으면 땀 냄새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ㅅ-

 

 

 

해가 떴는데도 일어나지 못했고, 여전히 이불 속에서 추위에 떨며 땀만 흘려댔다. 13시가 넘어 가까스로 일어났는데... 정전이 되어 전기가 안 들어온다. 물은 나왔지만 어두워서 샤워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차 끌고 야탑까지 갔다. 힘겹게 주차를 한 뒤 사우나 가서 대충 씻고 나왔다. 전신 마사지가 5만원이었던가? 아무튼 그렇게 붙어 있던 거 같은데... 그거라도 받고 싶었지만 시간도 애매하고 그래서 그냥 나왔다.

서현 가서 머리 깎고, 교보문고에서 잡지 두 권 산 뒤 숙소로 왔다. 밤새도록 끙끙거리며 앓은 탓인지 열은 내렸고, 통증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약 사들고 와서 먹었다.

 

 

 

원래 감기나 몸살을 심하게 앓지 않는 쪽이었는데... 정말이지...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의 고통이었다. 죽는 줄 알았다.

출근하면서 보니 출근길 나무가 죄다 쓰러져서 지나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바람이 어지간히 심했구나 싶은데... 그런 날씨 속에 끙끙 앓고 있었다는 게 참... 기분이 더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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