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공기 인형 (Air Doll, 2009)

 

 

배두나 주연으로 화제가 된, 아니 엄밀히 말하면 배두나가 벗고 나온다고 해서 화제가 된 공기 인형이다. 일본 감독이 애초부터 배두나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들어간 영화라고 하는데... 혹시라도 배두나 벗은 몸을 보며 하악하악~ 거릴 수 있음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말한다. 젖통 밖에 안 나온다. -_ㅡ;;; 엉덩이도 안 나온다. 배두나 벗은 게 정 보고 싶거들랑 『 청춘 』에서 김래원이랑 하는 거 보던가, 『 복수는 나의 것 』에서 신하균이랑 하는 거 보는 게 나을 게다. 배두나 벗은 거 보려고 이 영화 선택하는 사람들, 바보다.


 

 

 

일단 공기 인형이 뭔가에 대해 주절거려 보겠다.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 쪽이 더 잦다고 생각하는데, 섹스하고 싶은데 상대가 없을 때가 있다. 돈이 썩어난다면야 성매매하면 되겠지만, 그것조차도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자위 용품이다. 남성용, 여성용 다 있다.

그런데... 달랑 여성 성기 모양으로 만들어진 자위 도구에 만족하지 못한 일본 녀석들은 실리콘으로 실제 사람 사이즈의 인형을 만들고, 거기에 자위 도구를 박아 판매하는 놀라운 사업 수완(?)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실리콘 인형의 가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공기를 넣은 풍선 모양에 자위 도구를 박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하여튼... 성(性) 관련해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녀석들이다. -ㅅ-


 

 

 

어찌 됐든... 배두나는 그러한 공기 인형 역할을 맡아 이 영화에 나온다.

이름은 노조미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혼자 찌질한 삶을 살아가는 히데오가 구입한 공기 인형 노조미. 노조미라는 이름도 예전 여자 친구에게서 따온 거다. 퇴근하면 대꾸도 없는 노조미에게 말을 걸고... 이내 뽀득~ 거리는 재질의 피부(?)를 가진 노조미를 쓰다 듬으며 섹스(자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노조미가 마음을 갖게 된다. 사람처럼 마음이라는 걸 갖게 된 것이다. 히데오가 회사에 가고 나자 노조미는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꾸미기도 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말도 배우고, 여러 사람을 만난다. 그러다가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말조차 서툰 노조미에게 친절한 미소와 함께 이것저것 알려주는 준이치. 노조미는 그런 준이치를 마음에 두게 된다. 비디오 가게 사장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노조미는 청소를 하다가 날카로운 장식에 팔을 찔리게 되고... 공기가 빠져 나가는 모습을 준이치에게 들키고 만다.

준이치는 깜딱! 놀라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아 접착 테이프로 찢어진 부분을 막은 뒤 바람을 불어 넣어 노조미를 구한(?)다. 이 일을 계기로 준이치와 보다 가까워진 노조미. 어느 날 준이치의 자취방에 찾아가게 되는데, 준이치는 노조미에게 바람을 빼도 되냐고 물어 본다.

바람이 빠지면 죽는 노조미.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부탁에 그러라고 승낙을 한다. 준이치는 바람을 빼고... 다시 불어 넣고... 또 바람을 빼고... 다시 불어 넣고... 그러다 잠이 든다(이거 뭔가 의미가 있는 짓거리 같은데, 나 무식해서 모르겠다).

한편, 예전에 준이치가 자기도 공기 인형이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 노조미는 준이치의 바람도 빼고 넣고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기 주입구를 찾지만 인간인 준이치에게 공기 주입구가 있을 리 만무. 결국 칼로 바람을 빼고 테이프로 막겠다는 생각에 준이치를 칼로 찌르고... 죽어가는 준이치의 상처에 테이프를 붙인 뒤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는다.


 

                         이랬던 그녀가... (배두나 닮긴 했다)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비디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다가 눈 맞은 두 사람. 역시... 같은 공간에 놔둬야 뭐가 되도 되는...

 

 

                          아~ 아~ 피가 모... 아니, 공기가 모자라~

 

자기 속은 텅 비어 있다고 노조미에게 공갈 치는 할아버지. 이 영감, 뭔가 사연이 많다. -_ㅡ;;;

 

 

노조미를 만든 공기 인형 제작자. 이 냥반이 그 유명한 '오다기리 조' 되시겠다. 짜식, 잘 생겼네~

 

 

이상하게 국내에서는 배두나의 노출이 화제가 되어 버렸지만... 사실 이 영화는 꽤 심오한 영화다. 아니, 심오한 척 하는 영화인가? -ㅅ-

마음이 없는 인형이 마음을 갖게 되며 겪는 아픔을 그린 영화다.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메시지 같은 걸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느껴지더라.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만 가득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노조미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서 겪는 아픈 마음과 쓸쓸함, 공허함 같은 마음까지 같이 갖게 된다. 그래서 영화는 행복하지 않은 결말로 마무리 된다.


 

영원할 거라 믿었던 사랑하는 마음이 무참히 깨어지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아 널부러져 있던 때 본 영화이기에 유독 가슴에 와닿기도 했다. 사람이 사람 좋아하면서 좋은 일만 생기고, 늘 즐겁다면 무척이나 유쾌할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슴 아프고, 외롭고, 어두운 마음도 공존하는 거다. 그래서일까?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에서처럼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이 되어 행복해졌습니다' 같은 진부한 결말을 이끌어내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기도 했고...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 보다 보면... 일부러 저러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난해한 내용이 많고, 뭔가 숨어 있는 메시지를 찾기 위해 공부까지 해가며 봐야 할 때가 꽤 있다. 이 작품도 그런 부류가 아닌가 싶지만... 나처럼 단순 무식하게, 그냥 사람 마음 갖게 되어 상처 받은 인형의 이야기 정도로만 이해하고 봐도 썩 나쁜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행복한 마음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렇게 되면 인생 자체가 엄청나게 심심해질 것 같아서 그냥 복잡한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쪽이지만, 가끔은 복잡해져야 할 필요도 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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