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5일 금요일

2009년 12월 25일 금요일 눈옴 Ⅲ


지랄 염병도 이런 지랄 염병이...

17시 40분 되니까 고참이 퇴근. 만날 어딘가로 사라지더니 오늘은 집으로 바로 퇴근한다.

남들 신날대로 신난 크리스마스. 독신자 숙소 207호에는 시커먼 남자 셋. -ㅅ-

숨 막혀서 방에 있을 수가 없었다. 반바지에 점퍼 하나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갈 데가 어딨냐. -ㅅ- 결국 차... 시동 걸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엔진이 좀 달궈지길 기다렸다가 히터를 틀었다. 찬 바람 나오더라. 씨앙~

마덜한테 전화했더니, 원래 출근하는 날인데 놀겠다고 하고 하루 쉰단다. 친구 만나서 밥 먹으러 간단다. 난 야근하고 나와서 저녁도 굶고, 방에 사람들 바글바글이라 차로 도망 나왔다고 솔직하게 불었다.

마덜이 걱정한다. 원래 이 따위 인생이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개자식... 낳아준 애미한테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ㅅ- ← 아, 물론... 꽃보다 엄마는 절대 나한테 이런 식으로 말 안 한다.

엔진이 적당히 달궈졌기에 히터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그러고보니... 시트에 열선 있는 거 깜빡했다. 잽싸게 버튼을 눌러 시트를 데운다.

시트 눕히고, 퍼질러 잤다. 꽤 오래 잔 것 같은데 불과 15분?

마을 버스의 라이트 앞으로 눈송이가 떨어진다.

빌어 쳐먹을... 비 왔다고 좋아했더니, 밤 되니까 눈이냐? 커플 최적화 모드냐? 입에서 오만 쌍욕이 다 나온다.

담배 한 대 더 피우고... 근처 슈퍼 가서 김이랑 맥주, 음료수 사왔다. 다행히 고참은 자고 있다. 텔레비전 내 쪽으로 돌려 놓고, 라면 하나 뿌셔서 김이랑 같이 맥주 마셨다.

마시던 중 고참은 씻고 나간다. 유부남 하나, 총각 둘 사는 집에서... 유부남이 제일 바쁘다.

중간에 기웅이 새끼한테 전화 왔는데, 친구랑 있단다. 이 염병할 새끼는 정작 힘들 때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자식이다. 젠장할 놈... -ㅅ-

정보처리 문제 짜집기를 할까... 페인트 공부를 할까... 뭐 하지? 라며 고민하다가 일어났는데... 결국 아무 것도 못했다.

그렇게 맥주 피쳐 하나 다 쳐마실 동안 그 누구에게도 연락이 없다. 훗... 내 대인 관계란 고작 이 정도란 말이지. 아무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존재란 말이지.

뭐... 그 따위로 살았으니 달리 할 말이 있겠나... 일찌감치 침대에 누워 귀마개로 귀 틀어 막고 퍼질러 자는 수 밖에...

자고 일어나면 이 들뜬 분위기가... 모두가 행복할 거라는 이 지랄 같은 분위기가 싸그리 사라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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